우리가 매일 쓰는 한글에는 설명서가 있습니다. 1446년 훈민정음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함께 펴낸 『훈민정음』 해례본입니다. 글자를 왜, 어떤 원리로 만들었는지를 풀어 쓴 책이지만, 수백 년 동안 이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1940년, 안동에서 나타난 책
1940년, 경북 안동의 한 고택에서 해례본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일제가 우리말과 글을 지우려 하던 때였기 때문에, 책의 존재가 알려지면 빼앗길 위험이 컸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간송 전형필은 부르는 값의 열 배를 치르고 책을 손에 넣었습니다. 당시 기와집 열 채에 해당하는 돈이었습니다.
피란길에도 품에서 놓지 않은 책
광복 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전형필은 해례본을 품에 안고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잠을 잘 때도 베개 속에 넣어 두고 한시도 곁에서 떼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렇게 지켜 낸 책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글자의 설명서는 한 사람이 목숨처럼 지켜 낸 덕분에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