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클래식
8. 클래식 공연에서 박수는 언제 쳐야 할까? [알수록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 정보 시리즈]
3시간 전
![8. 클래식 공연에서 박수는 언제 쳐야 할까? [알수록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 정보 시리즈] 첨부 사진 1](https://pwaoabichvkjhzwdlbwz.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ost-images/_w/1080/o/post-341a21cc-1148-47a7-aaba-a8a43c88adc4.webp)
클래식 연주를 처음 보러 가는 사람이라면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
중간에 기침을 해도 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수는 대체 언제 쳐야 하지?'
이 질문은 처음 연주를 보러 오는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들어본 질문입니다.
괜히 혼자 먼저 박수를 쳤다가 눈치를 받을까 걱정되고,
반대로 공연이 끝났는데 나만 가만히 있으면 어색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기억하면 됩니다.
한 곡이 완전히 끝났을 때 박수를 치면 됩니다.
----------------------------------------------------
1. 악장이 끝날 때는 박수를 치지 않는다는 무언의 약속
클래식 음악에는 하나의 곡 안에 여러 개의 ‘악장’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향곡(심포니)이나 협주곡(콘체르토), 소나타 등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교향곡이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한 곡은 네 번 정도 큰 단락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각 악장이 끝날 때마다 곡이 완전히 멈추기 때문에 처음 듣는 사람은
곡이 끝난 것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에서는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악장이 끝났더라도 아직 하나의 작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주자들도 한 악장이 끝나면
잠깐 숨을 고르고 악보를 넘기며 다음 악장을 준비합니다.
----------------------------------------------------
2. 그럼 곡이 끝났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처음에는 프로그램을 봐도 조금 헷갈릴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지휘자를 보는 것 입니다.
악장 사이에는 음악이 멈춰도 지휘자가 바로 팔을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휘자는 다음 악장을 준비하며 집중을 유지하고 있고, 연주자들도 자세를 크게 풀지 않습니다.
반대로 작품이 완전히 끝났을 때는 지휘자가 팔을 내리고 몸을 풀거나 객석 쪽으로 돌아섭니다.
그때 박수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모르겠다면 아주 간단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박수를 칠 때 같이 치면 됩니다ㅎㅎ
클래식 공연은 박수 타이밍을 맞히는 시험이 아닙니다.
----------------------------------------------------
3.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면 실례일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늘날에는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지만,
시대를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문화가 달랐습니다.
과거에는 관객들이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으면 연주 도중이나 악장 사이에도 비교적 자유롭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특정 악장이 마음에 들어 악장이 끝나자마자 다시 연주해 달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답니다.
지금처럼 객석 전체가 숨소리까지 조심하며 듣는 문화가 항상 존재했던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처음 연주 실황 무대를 온 사람이 악장 사이에 박수를 쳤다고 해서 음악을 모른다거나 잘못을 했다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날의 일반적인 공연 관습을 지키고자 한다면
작품 전체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무난합니다.
----------------------------------------------------
4. 그렇다면 왜 지금은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을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의 흐름 때문입니다.
교향곡이나 협주곡은 악장이 나뉘어 있어도 작품 전체가 하나의 긴 이야기처럼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악장에서 만들어진 긴장감이 두 번째 악장으로 이어지고, 앞에서 등장한 음악적인 선율이나 요소가 마지막 악장에서 다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악장 사이의 짧은 침묵조차 작품의 일부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이때 큰 박수가 나오면 음악이 만들어 둔 분위기가 한 번 끊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관객이 작품 전체의 흐름을 유지해주는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
5. 오페라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그런데 클래식이라고 해서 모든 공연에서 같은 박수 규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페라에서는 분위기가 훨씬 자유로운 편입니다.
유명한 아리아가 끝나거나 가수가 뛰어난 노래를 들려주면 공연 중간에도 큰 박수가 나옵니다.
때로는 '브라보!'라는 외침도 들립니다.
발레 역시 인상적인 장면이 끝난 뒤 공연 도중 박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공연 장르에 따라 관객의 반응 방식도 조금씩 다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는 작품의 흐름을 조용하게 따라가고,
오페라나 발레에서는 멋진 장면이 나올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문화가 조금 더 자연스럽습니다.
----------------------------------------------------
6. 협주곡이 끝나면 왜 박수가 특히 길까?
협주곡 공연에서는 한 명의 협연자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합니다.
피아노 협주곡이라면 피아니스트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면 바이올리니스트가 무대 중심에 서게 됩니다.
협주곡 전체가 끝나면 독주자는 지휘자와 인사를 나누고 객석에 인사를 합니다.
이때 박수가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주자가 무대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박수가 계속되면 두 번, 세 번 다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분위기가 좋으면 독주자가 짧은 곡을 하나 더 연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앙코르’입니다.
----------------------------------------------------
7. 연주가 끝났는데 지휘자가 계속 인사하는 이유
오케스트라 공연이 끝난 뒤에는 지휘자가 혼자 박수를 받지 않습니다.
지휘자는 악장을 일으켜 세우기도 하고, 바이올린이나 첼로, 관악기 수석 연주자를 차례로 일으켜 세우기도 합니다. 곡 중간에 중요한 솔로를 연주했던 연주자를 따로 지목하기도 합니다.
'멋진 연주를 들려준 오케스트라 내 연주자에게도 박수를 보내주세요'
관객에게는 이렇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오케스트라는 수십 명이 함께 만들어낸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공연이 끝난 뒤 지휘자가 특정 연주자를 일으켜 세우거나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본다면, 그날 연주한 곡 안에서 그 연주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뜻일 가능성이 큽니다.
----------------------------------------------------
마치며. 사실 박수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을 듣는 일
클래식 연주회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작은 예절을 너무 큰 규칙처럼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객석의 예절은 관객을 불편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주자와 다른 관객들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로 조금씩 배려하기 위해 생긴 약속에 가깝습니다.
악장 사이에 실수로 박수를 쳤다고 해서 연주를 망치는 것도 아니고, 처음 연주회에 왔다고 해서 모든 관습을 알고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곡이 정말 좋았다면 박수를 치고,
감동했다면 조금 더 오래 박수를 보내면 됩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지휘자의 손이 아직 올라가 있다면 조금만 기다리고,
그가 팔을 내리고 관객을 향해 돌아서는 순간,
마음껏 박수를 보내면 됩니다.
결국 연주회에서 가장 좋은 박수는 정확한 타이밍에 나오는 박수보다,
정말 좋았던 음악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박수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