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고민]현실과 창작의 연결성에 대한 딜레마
문학 (소설)(q******)6시간 전
단편 하나를 친구에게 보여줬는데
읽자마자 "이거 누구누구 얘기 아니야?"라고 함.
나는 특정 사람을 모델로 쓴다고는 생각 안 했는데,
말버릇 하나랑 직업, 어떤 사건의 분위기 일부만 현실에서 가져온 건 맞음.
이름이나 외모, 구체적 배경은 다 바꾸고 작은 특징만 가져온 건데도 가까운 사람은 눈치챌 수도 있겠더라.
창작하면서 현실에서 아무것도 안 가져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조합을 충분히 바꾸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겠다 싶어.
특히 안 좋은 행동을 하는 인물일수록 더 조심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지금은 직업을 바꾸고,
사건의 원인과 관계 구조도 완전히 다르게 수정 중임.
작가들 보면 여러 사람의 특징을 섞거나 경험을 분해해서 쓴다고 하던데,
다들 어디까지 가공하면 ‘이건 특정인을 옮긴 게 아니다’라는 감각이 들지 궁금하다.
친구한테 왜 A를 떠올렸냐고 물어보니까
한 가지가 아니라 세부가 겹쳤다고 하더라고.
특정 말버릇, 업종, 술자리에서 있었던 비슷한 상황.
나는 각각을 별개로 가져왔다고 생각했는데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합이 너무 선명했던 거지.
조금 무섭더라.
그래서 단순히 이름 바꾸는 걸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음.
직업만 바꾸는 게 아니라 관계, 사건이 일어난 장소, 갈등의 원인,
인물이 선택하는 방식까지 분산해야겠더라고.
한 사람을 통째로 옮기는 대신 여러 사람에게서 본 조각과 완전한 허구를 섞는 쪽으로.
그렇다고 현실 관찰을 다 버리면 인물이 공중에 뜨는 느낌이고.
결국 현실을 원료로 쓰되 결과물은 다른 사람이어야 하는 건데,
그 경계 감각을 익히는 게 창작 기술의 일부인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