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에반스 트리오 ; Bill Evans Trio – Someday My Prince Will Come (Live at Montreux, 1968)
8시간 전
이 곡을 처음 들으면 누구나 어린 시절의 동화 한 편을 떠올리게 된다.
원곡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등장했던 백설공주가 언젠가 찾아올 왕자를 기다리며 부르는 사랑의 노래다.
Bill Evans의 손끝을 거치면 이 단순하고 아름다운 동요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다.
1968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라이브 연주는 내가 들어본 이 곡의 수많은 연주 가운데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Bill Evans의 피아노는 마치 누군가에게 조용히 사랑을 고백하듯 섬세하고 우아한 아름다운 선율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이 연주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만 있지 않다.
베이스의 에디 고메즈(Eddie Gomez)는 놀라운 기교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음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드럼의 잭 드조네트(Jack DeJohnette) 역시 절제와 자유로움을 넘나들며 연주에 긴장감과 역동성을 더한다.
세 사람의 호흡은 오랫동안 서로의 마음을 읽어온 친구들처럼 자연스럽고 완벽하다.
특히 피아노와 베이스, 드럼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듯 이어지는 순간들은 이 라이브 연주의 백미다.
듣고 있으면 어느새 몽트뢰의 공연장 한가운데 앉아 세 사람의 연주를 직접 듣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그저 세 명의 위대한 음악가가 서로의 음악을 존중하며 만들어내는 진솔한 아름다움이 있을 뿐이다.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할 명연주이며, 오랜 시간이 흘러도 결코 싫증 나지 않을 음악이다.
동화 속 왕자를 기다리던 공주의 아름다운 꿈이 세 거장의 손끝에서 영원히 기억될 재즈의 명작으로 탄생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