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클래식
[정보]6. 오케스트라의 튜닝에 대해 [알수록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 정보 시리즈]
클래식 (더블베이스)(j******)1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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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무대 위에서는 아주 익숙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연주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으면 한 악기가 길게 한 음을 냅니다.
그리고 그 음을 기준으로 관악기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를 비롯한 여러 악기가 하나 둘 씩 같은 음을 내기 시작합니다.
그때 기준이 되는 음은 항상 ‘라’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라’일까요?
도도 아니고, 솔도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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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케스트라는 연주 전에 반드시 음정을 맞춘다.
아무리 뛰어난 연주자들이 모여 있어도 각 악기의 음정이 조금씩 다르면 곡 전체의 화음은 불편하게 들립니다.
현악기는 연주 전에 줄의 장력이나 온도, 습도에 따라 음높이가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악기 역시 악기가 따뜻해지거나 주변 환경이 변하면 음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연을 시작하기 전 모든 연주자가 같은 음정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튜닝(Tuning)’이라고 합니다.
튜닝은 모두가 완벽한 화음으로 어우러진 음악을 만들기 위한 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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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기준음은 ‘라’일까?
‘라’가 기준음이 된 데에는 실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현악기에서 라 음정은 매우 중요한 음입니다.
바이올린에는 실제로 A(라)현이 있고, 비올라와 첼로에도 A현이 존재합니다(왼손으로 음정을 잡지 않고 개방현을 활로 그을 경우 라 음정이 나는 현). 그리고 더블베이스도 라 음정을 하모닉스(현을 완전히 누르지 않고 손가락을 가볍게 대기만 하고 소리를 내는 주법)로 쉽게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라'는 현악기 연주자들이 편하고 정확하게 기준음을 잡기 좋은 음정입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에서 기준음을 내는 오보에 역시 라 음정을 안정적으로 전달하기에 적합한 악기입니다.
이런 이유들이 모여 '라' 음정은 오케스트라 튜닝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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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준음을 내는 악기는 왜 오보에일까?
오케스트라의 튜닝이 시작될 때 유심히 보면 통상적으로 오보에가 가장 먼저 라 음정을 냅니다.
“왜 다른 악기가 아니라 오보에일까?”
여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오보에는 관악기 중에서도 비교적 다른 소리를 명료하게 뚫고 나오는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악기가 무대에서 소리를 내도 오보에 소리는 비교적 쉽게 들립니다.
또한 오보에는 연주 중 즉각적으로 음높이를 조절하기가 다른 악기에 비해 쉽지 않은 편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음정이 흔들리지 않는 악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전에 개별적으로 튜닝을 마친 오보에가 기준음을 제시하고 나머지 악기가 그 음에 맞추는 방식이 오랜 관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피아노 협주곡처럼 피아노가 함께하는 공연에서는 상황에 따라 기준음을 주는 악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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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튜닝할 때 연주자들은 미세한 음정 차이를 어떻게 인지할까?
튜닝하는 모습을 보면 모두 같은 '라' 음정을 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연주자들은 아주 미묘한 음정의 차이를 맞추고 있습니다.
연주자들이라도 동일한 '라' 지만 441hz(공기가 1초에 441번 진동한다는 뜻)의 '라'와 442hz의 '라' 간의 차이 같은 미묘한 차이는 즉각적으로 귀로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음의 높이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소리가 맑게 공명하지 못하고 충돌하며 음과 음 사이에서 미세한 울렁거림 같은 불편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두 음이 점점 가까워지면 이 울렁거림도 느려지고, 정확하게 맞으면 거의 사라집니다. 숙련된 연주자는 이런 미세한 차이를 들으며 자신의 악기를 조절합니다.
연주자들은 단순히 ‘같은 음이 들리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튜닝은 단순히 음을 한번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섬세한 귀의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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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라' 라고 똑같은 '라 가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라' 라는 음정도 Hz에 따라 음정에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통상 440Hz(국제 표준화기구가 지정한 기준음) 혹은 442Hz(오늘날 대부분의 현대 오케스트라가 통상적으로 튜닝하는 기준음) 의 '라' 로 튜닝을 진행합니다.
그렇다면 ‘440Hz, 442Hz’는 언제부터 정해진 걸까요?
흥미로운 점은 옛날부터 항상 '라'=440Hz 혹은 442Hz였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시대와 도시마다 기준음은 상당히 달랐습니다. 같은 ‘라’라고 해도 어떤 지역에서는 지금보다 낮았고, 어떤 곳에서는 훨씬 높았습니다. 악기의 제작 방식과 지역의 관습도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공통된 기준이 필요해졌고, ISO 국제 표준화기구를 통해 '라'=440Hz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고음악 연주에서는 당시 시대의 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A=415Hz처럼 더 낮은 기준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연주를 들어보면 같은 곡이어도 현대 오케스트라와 조금 다른 색채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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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같은 곡인데 기준 음정이 조금 다르면 정말 차이가 날까?
차이는 생각보다 분명합니다.
기준음의 Hz가 조금 높아지면 전체적인 소리가 약간 더 밝고 긴장감 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준음이 낮아지면 조금 더 부드럽고 어둡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몇 Hz의 차이를 일반 청중이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음높이를 조정하면 결과적으로 음악의 색채에도 미묘한 변화가 분명하게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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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공연 시작 전의 ‘소음’도 사실은 음악의 일부다.
튜닝 시간에는 무대가 꽤 시끄럽습니다.
바이올린이 이 제각각 음을 내고, 첼로로 더블베이스가 낮은 소리로 확인하고, 관악기가 중간중간 자신의 음정을 점검합니다.
언뜻 들으면 수 많은 소리가 겹쳐 들리는 혼란스러운 순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수십 명의 연주자가 하나의 기준을 공유하기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각자의 악기가 각자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가, 공연 직전 모두 같은 기준점으로 통일됩니다.
그리고 몇 초 뒤 지휘자가 등장하면 그 수많은 악기는 단 하나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다음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간다면 연주가 시작되기 전의 튜닝 시간도 한번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오보에가 길게 '라'를 내고,
이윽고 관악기가 함께하며 그 음에 귀를 기울이고,
수십 대의 현악기가 조금씩 자신의 음을 조절합니다.
그 짧은 순간은 단순히 악기의 음정을 맞추는 절차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수십 개의 악기가 하나의 오케스트라가 되는 첫 번째 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