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악장’이지만 뜻이 둘입니다. 오케스트라의 악장은 한자로 樂長이라 쓰고, 표준국어대사전은 ‘음악 연주 단체의 우두머리’로 풀이합니다. 곡의 악장은 樂章이라 쓰고, 교향곡이나 협주곡처럼 여러 작은 곡이 모여 큰 곡이 될 때 그 하나하나의 곡을 말합니다.
그래서 ‘악장이 바뀌었다’는 말은 오케스트라 이야기라면 이끄는 사람이 바뀌었다는 뜻이고, 곡 이야기라면 다음 부분으로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오케스트라 악장(콘서트마스터)은 무슨 일을 하나요?
악장은 단원 전체를 이끌고 지휘자를 돕는 역할을 하는 연주자입니다. 영어로는 콘서트마스터(Concertmaster)라고 부릅니다. 보통 악장은 지휘자처럼 모든 악기의 악보가 담긴 총보를 사전에 읽고 전체 소리의 균형을 맞추며, 악보에 적히지 않은 올림활과 내림활을 정하는 것도 악장의 몫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 주자들의 활이 같은 순간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잉(Bowing)이라고 하는데, 악장이 각 현악기 파트의 수석과 함께 이 활 방향을 맞춥니다. 보잉을 맞추면 보기에도 가지런하지만, 프레이즈의 방향과 음색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악장은 흔히 지휘자와 단원 사이의 가교로 불립니다. 지휘자의 생각을 단원들이 실제 연주로 옮길 수 있게 이어 주는 역할입니다.
공연에서 악장은 어떻게 알아보나요?
악장은 보통 제1바이올린의 가장 앞자리, 객석에서 보았을 때 지휘자 왼쪽 바로 앞에 앉습니다. 관객석과 가장 가까운 연주자입니다.
다른 단원이 모두 앉은 뒤 무대 옆에서 혼자 걸어 나와 인사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악장입니다. 이어서 오보에가 기준이 되는 라(A)음을 내면 관악기가 먼저 음을 맞추고, 악장이 그 소리에 맞춘 뒤 현악기 전체에 소리를 내 주며 튜닝을 이끕니다. 튜닝이 끝나고 악장이 앉으면 지휘자가 등장합니다.
지휘자는 등장해서, 그리고 연주가 끝난 뒤에도 오케스트라를 대표하는 악장과 악수를 나눕니다. 커튼콜 때 지휘자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악장이 솔로를 연주하기도 하나요?
네. 따로 독주자가 없는 오케스트라 곡에서 바이올린 한 대만 선명하게 들리는 대목은 악장이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이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처럼 악장의 솔로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곡도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오케스트라나 바로크, 고전 시대 작품에서는 지휘자 없이 악장이 연주하면서 몸짓과 시선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기도 합니다.
악장과 수석 연주자는 다른가요?
다릅니다. 비올라, 첼로, 플루트, 호른처럼 악기 파트마다 그 파트를 이끄는 수석 연주자가 있습니다. 악장은 제1바이올린의 수석이면서 오케스트라 전체를 대표하는 역할까지 함께 맡는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곡의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나요?
보통은 마지막 악장이 끝난 뒤에 박수를 칩니다. 교향곡은 대개 4악장으로 되어 있어, 프로그램북에서 악장 수를 미리 확인해 두면 편합니다. 교향곡과 협주곡의 차이와 박수 예절은 아래 안내 글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기준일
이 글은 기준일에 공식 안내와 원문을 대조해 썼습니다. 악단마다 악장의 역할과 호칭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